
[뉴스서울] 마곡사(麻谷寺)는 충남 공주시 사곡면 태화산 동쪽 자락에 위치한 사찰로 조계종 제6교부 본사이다. 마곡사(麻谷寺)는 백제 무왕 때인 7세기에 자장율사가 창건한 것으로 전해지며 고려 때 보조국사 지눌이 중수하고 범일대사가 재건했으나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때 많은 전각들이 불타는 큰 피해를 입었고 조선 효종 때인 17세기 중엽 때 각순대사에 의해 중수되었다고 한다. 일제 강점기에는 백범 김구 선생이 젊은 시절 마곡사에서 승려생활을 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2018년 유네스코에서 한국의 7개 사찰을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 이라 하여 세계유산으로 등재하였는데, 양산 통도사, 영주 부석사, 안동 봉정사, 보은 법주사, 순천 선암사, 해남 대흥사와 더불어 마곡사가 세계유산 7개 사찰에 포함되었다.

마곡사(麻谷寺)는 다른 사찰과는 달리 마곡천을 사이에 두고 남원 구역과 북원 구역으로 나뉘는 독특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마곡사 일주문을 통과해서 마곡사로 가는 길은 생각보다 긴데 20여분 이상을 쭈욱 걷다보면 마곡사 정문인 ‘해탈문(解脫門)’에 다다르게 된다.
해탈문 바로 뒤에 ‘천왕문(天王門)’이 있으며 해탈문과 천왕문 왼쪽에 ‘영산전’과 ‘태화선원’ 등 선(禪) 수행 공간이 남원 구역에 펼쳐져 있다. 남원 구역을 지나쳐 극락교를 통해 마곡천을 건너면 북원 구역이 나오는데 북원구역에는 마곡사의 중심법당인 ‘대광보전’, ‘오층석탑’, ‘대웅보전’, ‘심검당’, ‘응진전’ 등이 자리잡고 있다.

마곡사 주차장에서 마곡사로 들어가는 진입로는 왼쪽으로는 태화산 자락이 펼쳐져 있고 오른쪽으로는 마곡천이라는 커다란 냇물이 흐르는 한국적인 산책로의 모범이라고 불리우는 길이다.
마곡사 진입로를 걷다보면 현대에 건축된 “泰華山 麻谷寺”라는 현판이 걸린 일주문을 만나게 된다. 일주문의 “泰華山 麻谷寺(태화산 마곡사)” 현판은 근현대 서예가인 여초 김응현의 글씨인데 현판에 ‘如初居士’ 라고 쓰여져 있다. 일주문을 지나 마곡천과 나란히 이어진 나무데크길을 따라 계속 걷다보면 마곡사 남원 구역에 진입하게 된다.

남원구역 오른쪽에 마곡사 정문이라고 할 수 있는 ‘해탈문(解脫門)’이 있으며, 해탈문 바로 앞에 ‘천왕문(天王門)’이 연이어 있다. 해탈문(解脫門) 건물 안에는 금강역사상과 문수동자상, 보현동자상이 있는데 금강역사상들이 그리 무섭지 않고 시골동네 형과 같은 친근한 표정으로 필자를 맞이하고 있었다.
해탈문 바로 앞에는 마곡사의 두 번째 문인 ‘천왕문(天王門)’이 있으며 천왕문 안에는 동서남북의 불법을 수호하는 호법신장인 사천왕상이 조성되어 있지만 현재 천왕문에 대한 대대적인 보수작업을 하고 있어서 필자는 천왕문에 들어갈 수 없었다.

해탈문과 천왕문 왼쪽에 마곡사에서 가장 오래된 전각인 ‘영산전(靈山殿)’이 있는데 이 영산전은 보물로 지정되어 있다. 영산전 뒤편 산 위에 ‘군왕대(君王垈)’가 있는데 조선 세조가 ‘만세불망지지(萬世不忘之地)’라고 극찬한 곳으로 강한 지기(地氣)로 유명한 곳이다.
영산전(靈山殿) 현판은 15세기 후반 조선 세조가 마곡사에 들러 쓴 현판이라고 하는데, 실제 영산전 현판에 ‘세조대왕어필’이라고 쓰여져 있다.

영산전 남쪽 옆에 요사채 선방인 ‘수선사’가 있는데 예전에 한국 선불교의 중흥조로 꼽히는 경허스님과 만공스님이 수양한 곳이라고 한다. 또한 영산전 북쪽 옆에 태화선원으로 쓰고 있는 ‘매화당’ 전각과 ‘명부전’이 자리 잡고 있다.
매화당(梅花堂) 현판은 노봉 운필법으로 유명한 우송 민효식의 글씨라고 한다. 이와 같이 영산전을 중심으로 몇 개의 전각들이 펼쳐져 있는 곳이 남원구역이며 남원구역에서 극락교를 건너면 전각이 북원 구역이 펼쳐진다.
마곡천 북쪽 극락교 너머에는 넓은 마당이 펼쳐져 있는데 마당 가운데 ‘오층석탑’이 있고 오층석탑을 기준으로 북쪽에 마곡사의 중심법당인 ‘대광보전’이 자리잡고 있으며 대광보전 바로 위에 ‘대웅보전’이 있는데 오층석탑과 대광보전, 대웅보전 모두 보물로 지정되어 있다. 오층석탑 오른쪽에 ‘심검당’이 있으며 왼쪽에 백범 김구 선생의 흔적이 남아 있는 ‘백범당’과 ‘응진전’이 자리잡고 있다.

‘대광보전’ 내부에는 비로자나불이 서쪽에 앉아 동쪽을 바라보도록 특이하게 조성되어 있다. 대광보전 현판은 18세기 시문서화 사절로 꼽히던 표암 강세황의 글씨라고 한다. 대광보전 바로 위에 ‘대웅보전’이 있는데 외형상 2층 건물 형태의 중층이나 내부는 하나의 공간으로 이루어져 있다. 대웅보전 현판은 신라시대 명필인 김생의 글씨라고 전해지나 사실 여부는 분명하지 않다.
대웅보전은 원래 대장전으로 지었다는 기록이 있으나 언제부터 대웅보전으로 바뀌게 되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현존하는 전통 목조건물 가운데 많지 않은 중층건물로 목조 건축의 아름다운 조형미를 잘 표현하고 있다고 평가받는다.

대광보전 앞마당에 있는 ‘오층석탑’은 고려말기에 원나라 라마교의 영향을 받아 세워진 것으로 석탑 상륜부에 라마탑에 보이는 풍마등 장식을 두었는데 전 세계적으로 희귀한 사례라고 한다.
오층석탑 오른쪽에 ‘심검당’이라는 전각이 있는데 ‘심검당(尋劍堂)’은 “지혜의 칼을 찾는 집”이라는 뜻으로 스님들이 일상생활을 하는 곳이다. 심검당 현판은 영·정조 때의 문신이자 명필인 송하 조윤형의 글씨라고 한다. 심검당 건물에는 ‘마곡사(麻谷寺)’라는 현판도 걸려 있는데 근대의 명필로 유명한 해강 김규진의 글씨이며, 마곡사 현판 배경 그림은 죽농 안순환의 작품이다. 심검당 옆에 중층구조의 창고건물인 고방도 있다.

마곡사에는 백범 김구 선생의 흔적이 많이 남아 있다. 백범 김구는 명성황후가 시해된 1896년 일본군 장교를 살해하고 사형수로 인천교도소에서 복역 중 그곳을 탈옥하여 1898년 마곡사에 은신하다가 ‘원종’이라는 법명으로 승려가 되어 마곡사에서 지냈다고 한다.
마곡사 오층석탑 서쪽에 백범 김구 선생이 머물다 간 ‘백범당’이라는 건물이 있고 그 옆으로는 백범 김구 선생이 해방 후 1946년 여러 동지들과 마곡사를 찾아와 기념식수를 한 향나무가 자리잡고 있다.

필자는 2021년 지난 12월 11일 천년고찰 마곡사를 방문하여 몸과 가슴으로 태화산과 마곡천이 어우러진 마곡사의 자연환경, 군왕대(君王垈)와 영산전(靈山殿)에 얽힌 세조의 흔적과 왕의 기운, ‘일탑쌍금당(一塔雙金堂)’이라 불리우는 북원 구역의 오층석탑, 대적광전, 대웅보전 등 전각과 백범 김구의 진한 향취를 만끽할 수 있었다.
이처럼 공주 마곡사(麻谷寺) 트레킹은 산과 물, 지기(地氣)와 왕(王), 석탑과 전각을 총체적으로 느낄 수 있는 자연과 종교가 어우러진 혼재성의 미학을 체험할 수 있는 즐거운 걸음걸이라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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