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서울] '치악산(雉岳山)'은 강원도 원주시와 횡성군의 경계에 있는 영서지방의 명산(名山)이자 원주의 진산(鎭山)이다.
치악산은 원래 가을 붉은 단풍으로 인해 '적악산(赤岳山)'이라 불리웠는데, 뱀에게 잡아먹히려던 꿩을 구해 준 나그네가 위험에 처하자 그 꿩이 자신을 구해준 은혜를 갚아 나그네가 목숨을 건졌다는 전설(치악산과 상원사 설화)에 따라 꿩 '치(雉)'자를 써서 '치악산(雉岳山)'으로 이름이 바뀌었다고 한다.

치악산 종주는 북쪽 원주시 소초면 구룡사 계곡에서 시작해 사다리병창길로 '비로봉'(1,288m)에 오른 뒤 남쪽 방향으로 능선 종주를 진행하여 '향로봉'(1,043m)을 거쳐 '남대봉'(1,182m)을 지나 원주시 신림면 성남리쪽으로 하산하는 코스가 일반적이다.
다만 산행시간에 따라 정상 비로봉까지 오른 뒤 남쪽 방향으로 능선을 타다가 황골삼거리에서 우측으로 빠져 입석사를 지나 황골로 하산하는 다소 짧은 코스도 있으며, 황골삼거리에서 계속 남쪽으로 직진하여 향로봉에 오른 뒤 원주시 행구동으로 하산하는 중간거리의 코스도 있다.

필자는 이번에 서울에서 약간 늦게 출발하여서 구룡사 - 사다리병창길 - 비로봉 - 향로봉 - 행구동으로 진행하는 중간거리의 종주코스로 치악산 종주 산행을 하였다.
추석 연휴 첫날 학사장교 동기와 청량리역에서 만나 오전 8시 10분에 출발하는 ‘KTX-이음’을 타고 이동하여 오전 8시 55분경 원주역에 도착하였다. 원주역에서 대중교통으로 원주시 소초면에 위치한 구룡사 입구에 도착한 뒤 오전 10시 30분경 치악산 산행을 시작하였다.

구룡사 매표소에서 본격적으로 종주산행을 출발하였고 구룡사 계곡에 진입하여 맑고 시원한 구룡사 계곡의 청량함을 온몸으로 겪은 뒤 '구룡사(龜龍寺)' 사찰을 지나 '세렴폭포'까지 완만한 오르막 산행을 하였다.
오전 11시 23분경 세렴폭포 다리에 도착한 뒤 치악산 코스 중 최고의 급경사로 악명 높은 '사다리병창길'로 접어들었다. 바위모양이 사다리를 곤두세운 것 같다고 하여 '사다리병창'이라고 부르는데, '병창'은 영서지방 사투리로 '벼랑', '절벽' 을 뜻한다고 한다.

세렴폭포 다리 고도가 해발 500m이고 비로봉 정상 고도가 해발 1,288m로 고도차가 약 790m이고, 지리상 거리가 약 2.7km이다. 즉 2.7km 거리에 790m를 올라가야하는 엄청난 급경사의 코스가 바로 '사다리병창길'인 것이다. 필자는 약간 힘은 들지만 상당한 급경사 산행코스인 '사다리병창길'을 좋아하여 1년에 한번은 꼭 '사다리병창길'을 찾곤 한다.
필자가 오전 11시 23분 사다리병창길 입구에 진입하여 급경사의 길을 가뿐 숨을 쉬면서 약 1시간 10분을 걸어서 올라가니 치악산 조망명소 중 하나인 '말등바위 전망대'에 도달하였다. 그곳에서 약 10여분 정도 치악산 북측과 동측의 산자락과 들판 등을 구경하면서 휴식을 취하였다.

다시 산행을 재개하여 말등바위 전망대에서 약 1시간 정도 걸어 올라 오후 1시 45분경 치악산 정상인 ‘비로봉(해발 1,288m)’에 도달하였다.
치악산 비로봉에는 '미륵불탑'이라 불리우는 3기의 돌탑이 이채롭게 조성되어 있다. 1960년대에 원주에서 제과점을 운영하던 개인이 각고의 노력으로 처음 돌탑을 세웠으며 그 뒤 여러 차례 무너짐과 재건과정을 거쳐 현재에는 치악산의 명물 중 하나로 자리잡고 있다.

비로봉 정상 아래에서 준비해 온 김밥과 과일 등을 먹으며 약 50분 동안 휴식을 취하며 치악산 비로봉의 정기를 온몸으로 흡수하면서 오르막 산행으로 지친 몸을 회복하였다.
점심식사 후 오후 2시 34분경 비로봉에서 남쪽 방향으로 능선 종주를 시작하였다. 비로봉에서 300m 정도 내려가서 '비로봉삼거리' 에 도착하였는데, 비로봉삼거리에서는 우측 방향으로 세렴폭포 쪽으로 하산하는 '계곡길'이 펼쳐져 있으며, 능선을 계속 타고 종주산행을 하기 위해서는 직진방향으로 진행해야 된다.

비로봉삼거리에서 남쪽으로 진행하는 능선길 옆에 바위에 새긴 '황장금표(黃腸禁標)'가 있다. '황장금표(黃腸禁標)'는 왕실에 진상하던 색이 누렇고 질이 좋은 소나무인 황장목(黃腸木)의 벌채를 금지한다는 경고문을 바위에 새겨 놓은 것인데, 치악산에는 이곳을 포함하여 총 3개의 '황장금표'가 발견되었다.
비로봉에서 남쪽으로 약 300m 정도 능선길을 걷다 보면 '쥐너미재'가 나오며, 쥐너미재에서 약 700m 정도 남쪽으로 걸으면 '황골삼거리'에 도달하게 되는데, 황골삼거리에서 우측으로 내려가면 입석사를 거쳐 황골로 하산하게 된다.

필자는 황골삼거리에서 우측으로 빠지지 않고 직진 방향으로 1시간 20분 정도 '원통재'를 넘어 약 3.5km 길이의 능선 산행을 계속하여 오후 4시 25분경 '곧은재'에 도착하였다.
'곧은재'에서는 우측으로 관음사로 하산할 수 있으며 좌측으로는 횡성군 강림면 부곡리로 하산하는 길이 갈라진다. 또한 곧은재에서 남쪽으로 1km 정도 진행하면 해발 1,043m 높이의 '향로봉'에 도달하게 되는데, 필자는 곧은재에서 남쪽 방향으로 능선 산행을 계속하여 오후 4시 56분경 '향로봉(해발 1,043m)'에 도착하였다.

향로봉에는 전망대가 설치되어 있는데, 필자는 향로봉전망대에서 원주 시내 풍경을 실컷 구경한 뒤 다시 이동하여 오후 5시 6분경에 향로봉삼거리에 도달하여, 본격적인 하산 산행을 시작하였다.
산행시간이 충분하였다면 '남대봉'을 지나 원주시 신림면 성남리로 하산하고 싶었으나 종주산행 시작시간이 늦어져서 안전하게 향로봉삼거리에서 행구탐방지원센터로 하산하는 코스를 선택하였다.

오후 5시 6분경 향로봉삼거리에서 하산로로 진입하였는데, 약 30여분 정도 걸어서 내려가니 보문사 위쪽에 있는 샘터에 도착하여 시원한 샘물을 마셨다. 오랜 산행 후 갈증이 난 상태에서 마시는 샘물의 청량감이 가슴 깊숙이 퍼져 산행의 노곤함을 싹 가시게 했다.
샘터에서 5분 정도 거리에 있는 태고종 소속 사찰인 '보문사'에 오후 5시 41분경 도착하였다. 보문사부터는 콘크리트 포장길로 걸어 내려와서 오후 6시 3분경 행구탐방지원센터에 도착하였고 오후 6시 7분 국형사에 도착하여 치악산 종주산행을 끝마쳤다.
이번 종주산행 거리는 13.89km 였고, 산행시간은 휴식시간과 점심식사시간을 포함하여 7시간 48분이 소요되었다.

# 산행코스 : 구룡사매표소(10:35) - 구룡사(10:48) - 세렴폭포 다리(11:23) - 사다리병창길 입구(11:26) - 말등바위 전망대(12:36) - 정상인근 전망대(13:42) - 비로봉 정상(1,288m, 점심식사 13:45 ~ 14:34) - 비로봉삼거리(14:40) - 쥐너미재 전망대(14:54) - 황골삼거리(15:05) - 곧은재(16:25) - 향로봉(1,043m, 16:56) - 향로봉삼거리(17:06) - 샘터(17:35) - 보문사(17:41) - 행구탐방지원센터(18:03) - 국형사(18:07) - 원주공고 버스정류장(18:40)
치악산 종주산행을 마치고 택시로 원주역으로 이동한 뒤 원주역에서 저녁 8시 19분에 출발하는 ‘KTX-이음’을 타고 저녁 9시 7분경 청량리역에 도착하였고 지하철로 환승하여 귀가 하였다.
이번 치악산 종주산행은 시원한 바람이 불기 시작한 초가을 날씨와 맑은 가을하늘을 만끽하면서 걸었던 자연과 제 자신이 하나가 되었던 물아일체(物我一體)를 경험할 수 있었던 즐거운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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