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돌담 쌓기, 유럽 사례서 유네스코 확장 등재 참고 얻어

진은정 기자 / 2026-10-23 20:35:13
23일 돌문화공원서 제2회 제주 돌담국제세미나… 5개국 전승 경험 공유
▲ 제2회 제주 돌담국제세미나

[뉴스서울] 제주특별자치도 돌문화공원관리소는 23일 돌문화공원에서 ‘2026 제2회 제주 돌담국제세미나’를 열고, 유럽의 돌담 보전 경험을 바탕으로 제주 돌담 쌓기의 유네스코 확장 등재와 전승 과제를 살폈다.

세미나에서는 유네스코 ‘건식 돌담 쌓기 지식과 기술’ 기존 등재국인 스페인·이탈리아·키프로스·크로아티아·안도라의 사례를 공유했다.

발표자들은 유산 지정이나 유네스코 등재만으로는 돌담을 지키기 어렵다며, 돌담을 쌓는 공동체와의 연대, 교육, 제도적 뒷받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개회식에는 박천수 행정부지사와 한동수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기조강연에 나선 정주연 제주대학교 교수는 “경관을 만든 것은 돌이 아니라 돌을 다루는 문화”라고 강조했다. 한때 342개였던 원담이 2013년에는 98개만 확인됐다는 사례를 들어 돌담 쌓기 전승의 위기를 짚었다.

제주와 함께 확장 등재를 추진하는 스페인의 아르세니오 다코스타 살라망카대학교 교수는 고령화가 심한 사모라 지역에서 주민 주도의 교육·실습(워크숍)으로 전승을 이어가는 사례를 소개했다.

계단식 경관 보전 관련 비영리단체인 ‘ITLA’ 도나텔라 무르타스 이탈리아 지부장은 단계별 교육과 주 정부가 ‘건식 돌쌓기 기능인’을 공식 인정하는 제도를 설명했다.

안토니아 테오도시우 키프로스 돌담협회 대표는 등재 이후 돌담 축조 지침 무료 공개와 다큐멘터리 제작 성과를 소개하고, 돌담 쌓기를 기후변화에 대한 회복력을 높이는 수단으로 제시했다.

크로아티아 푸라푸트냐크 경관협회 대표 이보나 밀로시는 돌담 보전 문제를 해결하는 공동체의 역할을 강조했다. 안도라의 페드로 로페스 돌담장인협회장은 전국 돌 구조물 기록 사업과 장인 양성 과정을 소개하며 건식 돌쌓기 보전을 지역의 기억, 정체성, 경관을 지키는 일로 설명했다.

제주 돌담 쌓기를 다음 세대로 잇기 위한 경험과 등재 준비 과제도 다뤘다.

‘청소년돌담학교’를 마친 서귀포산업과학고 김영진 학생은 “청소년 돌챙이인 저희가 제주 돌담 쌓기 전통을 당당히 이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돌챙이’는 제주어로 돌을 다루는 기술자를 뜻한다.

박원모 국가유산위원회 위원은 제주 돌담 쌓기가 기존 등재 요소와 공유하는 특성과 제주만의 고유성을 균형 있게 입증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제주 돌담 쌓기는 우리나라의 첫 유네스코 확장 등재 도전으로, 등재되면 한국은 ‘건식 돌담 쌓기 지식과 기술’의 첫 비유럽 참여국이 된다.

이번 세미나에 그동안 교류가 없던 안도라가 처음 참여하면서 제주는 기존 등재 13개국 모두와 협력 창구를 갖추게 됐다.

해외 참가자들은 24일부터 제주 돌담 현장을 답사한다.

이상효 제주돌문화공원관리소장은 “각국의 경험을 등재신청서와 전승 정책에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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