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낙석·붕괴부터 고산식생까지…백록담 3차원 정밀지형자료 확보

진은정 기자 / 2026-08-07 12:25:07
드론 영상 5,689장·점 자료 12억 5,000만 개로 백록담 정상부 정밀 기록
▲ 백록담 3차원 구축이미지

[뉴스서울] 한라산 백록담 정상부에서 일어나는 암벽 붕괴와 낙석, 침식·퇴적을 이제 면적과 부피 단위로 정밀하게 비교할 수 있게 됐다.

제주특별자치도 세계유산본부 한라산연구부는 남한 최고봉인 백록담과 주변 정상부 약 150헥타르(ha)를 고해상도 3차원 정밀지형자료로 자체 구축했다.

드론 영상 5,689장을 활용해 화소당 평균 2.37㎝ 해상도(지상표본거리·GSD)의 정사영상과 3차원 모델을 만들었다. 전체 영상의 99.9%가 정상 보정됐고, 약 12억 5,000만 개의 고밀도 3차원 점 자료가 생성됐다.

핵심 조사구역은 백록담을 중심으로 한 약 150헥타르이며, 외곽 중복촬영과 경사영상까지 포함하면 영상이 담은 범위는 약 367헥타르에 이른다.

백록담은 조면암과 현무암질 화산암으로 이뤄진 한라산 정상부로, 많은 강수와 강한 바람, 큰 기온 변화, 동결과 융해의 반복 등 고지대의 극한 환경에 노출돼 있다. 암벽 붕괴와 낙석, 침식과 퇴적 같은 지형 변화를 장기적으로 관찰하려면 정밀한 기준자료가 필요한 지역이다.

이번 자료는 2026년 현재 백록담과 정상부 지형을 사실상 전면적으로 기록한 기준모델로 쓰인다. 앞으로 같은 방식으로 반복 촬영하면 암벽 붕괴와 낙석의 위치뿐 아니라 침식·퇴적된 면적과 부피까지 정량적으로 비교할 수 있다.

세계유산본부는 2016~2017년 항공라이다로 한라산천연보호구역 약 92㎢의 지형자료를 구축했고, 2020년부터는 백록담 서측 외벽과 영실, 윗세오름, 모세왓, 선작지왓 등 주요 화산지형을 대상으로 드론 3차원 조사를 이어왔다.

다만 백록담은 넓은 조사범위와 큰 고도차, 급경사 암벽, 통신·비행 안전 문제로 전역을 하나의 정밀한 3차원 자료로 담아내기 어려웠다.

한라산연구부는 수년에 걸쳐 드론 운용과 지형추적 비행, 경사촬영, 대용량 영상처리 기술을 축적하며 이러한 한계를 단계적으로 풀어냈다.

올해 3월에는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질자원융합지식본부와 제주지역 지질·지형의 지리정보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해 기술교류와 협력을 강화했다.

이번 성과는 장기간의 현장 조사경험과 자체 기술, 전문기관과의 협력이 결합돼 나온 결과다.

앞서 구축한 윗세오름과 영실, 모세왓 등의 자료는 제주도 공간정보업무포털과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의 지오빅데이터 오픈플랫폼 3차원 가시화 서비스로 제공되고 있다.

한라산연구부는 이번 자료를 낙석 우려지역 선별과 훼손지역 복원 전후 비교, 천연보호구역 장기 모니터링, 고산식생 분포·변화 추적에 활용할 계획이다.

자료를 경량화해 3차원 웹뷰어와 가상 지질답사, 전시영상,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백록담 형성과정 교육자료 등으로도 넓혀갈 방침이다.

조사 범위도 한라산 주요 지형과 도내 오름으로 확대하고, 지형·식생·문화유산 등 다양한 분야에 3차원 조사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다.

김대신 한라산연구부장은 “지역 기반 연구기관의 강점은 한 지역을 오랫동안 관찰하며 변화의 과정을 꾸준히 기록할 수 있다는 데 있다”며 “수년의 노력으로 백록담 전역을 조사할 기술과 경험을 자체 확보한 만큼, 정밀도와 조사 효율을 높이고 관계기관과 협력해 활용 분야를 넓혀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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