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 서울 명일동 땅꺼짐 사고 조사결과
사조위, “심층풍화대의 쐐기형 불연속면 미끄러짐”을 주요 사고원인으로 지목
최중구 기자
webmaster@newsseoul.co.kr | 2025-12-03 20:05:03
[뉴스서울] 국토교통부는 지난 3월 24일 서울 강동구 명일동에서 발생한 땅꺼짐 사고와 관련하여 중앙지하사고조사위원회의 사고조사 결과와 재발방지 대책 등을 발표했다.
이번 사조위는 사고조사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서울 지하철 9호선 공사의 발주청·시공사 등과 이해관계가 없는 분야별 민간 전문가 12명으로 구성(3.31)됐다.
사조위는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해 △ 현장조사(땅꺼짐 구간 시료 채취, 시추조사 위치 선정, 지하시설물 현황 조사 등), △ 품질시험(숏크리트 타설 두께 및 초기강도시험, 강관보강 그라우팅 시험시공 등), △ 관계자 청문, △ 사고조사위원 간 조사결과 교차 검토 등 26회에 걸쳐 회의를 진행했으며, 조사결과의 정확성과 신뢰도 확보를 위해 외부 전문기관에 드론 영상 기반의 3D 모델링(지질구조 재현)과 수치해석을 통한 터널 안정성 상세 검토 등을 의뢰하여 다양한 붕괴 시나리오를 분석했다.
사조위는 그간의 사고조사 결과를 토대로 설계·시공단계에서 확인하지 못한 심층 풍화대 불연속면이 지하수위 저하와 하수관 누수로 약해지며 미끄러졌고, 그 결과 설계하중을 초과하는 외력이 터널에 작용해 터널 붕괴와 땅꺼짐이 발생한 것으로 판단했다.
특히, 사조위는 사고 발생지점 인근의 현장조사 및 드론촬영 결과분석 등을 통해 복수의 불연속면을 발견했으며, 이 중 3개의 불연속면이 교차하며 형성된 쐐기형 블록이 땅꺼짐의 결정적인 원인이라고 밝혔다.
또한, 사고지점은 과거 세종-포천 고속도로 13공구 터널공사로 인해 지하수위가 저하되어 지반 내 응력분포가 변화됐고, 사고현장 인근의 노후하수관 관리가 미흡하여 지속적인 누수에 의한 지반 연약화도 땅꺼짐에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했다. 해당 지하시설물관리자는 ’22년에 해당 하수관에 대한 실태조사를 실시했으나 균열·이음부 단차 등에 대한 보수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
아울러, 사조위는 시공 중 굴진면 측면전개도 작성의무 미준수 1건, 지반 보강재 주입공사 시방서 작성 미흡 1건 등도 확인했다.
사조위는 이에 대한 재발방지대책으로, △ 설계·시공 관리강화를 위해 지반조사 간격 축소, 1일 굴진속도와 굴진량을 시공계획서에 반영 권고 △ 지하수위 관리강화를 위해 지하수위 저하 관련 조치요령 개선, 도심지 심층풍화대 구간 비배수터널(TBM 등) 시공 권고 △ 지하시설물 관리강화를 위해 지반탐사 강화, 굴착공사 인근 노후하수관 교체, 터널 내 지하수 성분 조사 및 관련기관 협의체 구성 △ 터널안정성 강화를 위해 도심지 내 심층풍화대 구간 3열 중첩 강관보강 그라우팅공법 적용, 굴진면 평가체계 강화 등을 제안했다.
사조위 박인준 위원장은 “사고조사 결과를 정리·보완해 12월 중 국토교통부에 최종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라며, “유사한 사고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국토교통부를 포함한 관계기관의 신속한 제도 정비와 후속 조치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국토교통부는 사조위의 제안을 바탕으로 내부검토 및 관계기관 의견 등을 종합하여 유사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했다.
우선,'지반조사 설계기준(KDS)'개정을 통해, 도심지 비개착 터널공사 지반조사 기준을 신설하고, 도심지 심층풍화대 구간 터널 공사 시 지반조사 간격을 50m 이내로 권고하는 등 기존 터널공사 관련 지반조사 기준도 강화한다.
또한, 지하수위의 급격한 변화를 예방하고자 누적 수위저하량 관련 조치요령을 현재보다 세분화하여 관리하도록'지하안전평가서 표준매뉴얼'을 개정할 계획이다.
아울러, 굴착공사 과정에서 지반탐사 시기를 구체화하여 지하시설물 점검의 실효성을 제고할 계획이다. 지하개발사업자는 공사장 인근 지하시설물에 대해 굴착 전 및 되메움 후 3개월 이내에 지반탐사를 실시하도록 '지하안전평가서 표준매뉴얼'에 명확히 규정하고, 지하시설물관리자는 지반침하 위험도에 따라 소관 지하시설물 인근의 지반탐사 주기를 단축하여 실시하도록 '지하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 시행규칙'을 개정할 계획이다.
그 외에도 도심지 심층풍화대 구간 터널 시공 시, 상부에 상·하수관 등 지하시설물이 존재하는 경우 강화된 터널보강 공법 적용을 권고하고, 굴진면 분석이 어려운 경우 온라인 평가 시스템 활성화 등도 검토할 계획이다.
사조위 활동과 별개로, 국토교통부 및 서울지방국토관리청은 ’25년 4월 사고가 발생한 서울지하철 9호선 4단계 연장사업 1공구 건설현장에 대해 국토안전관리원, 민간전문가 등과 함께 특별점검을 실시했다.
버팀보 미설치구간 보강, 토사터널구간 주기적 점검 및 사고구간 터널 안정성 재검토 관련 지하안전관리 보완사례 3건을 적발하여 서울시에 조치 요청했고, 흙막이 벽체 하단 소단기울기, 낙하물 방지망 연결부 겹침 길이에 대한 건설안전관리 미흡사례 2건에 대하여 현지시정 명령을 내려 조치 완료를 확인했다.
국토교통부는 사조위 조사결과를 관계부처, 지자체 등 관계기관에 즉시 통보하여 유사사고 재발방지를 위해 현장 안전관리를 강화하도록 하는 한편, 행정처분·수사 등이 조속히 이뤄지도록 조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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