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그늘 없는 공항 계류장에 '돌코롬다방'…노동자 온열질환 막는다
제주도, 지상조업 노동자 1,100여 명에 냉음료·폭염 안전용품 전달
진은정 기자
webmaster@newsseoul.co.kr | 2026-08-07 15:55:19
[뉴스서울] 그늘 한 점 없는 제주공항 계류장에서 항공기를 대던 지상조업 노동자들이 잠시 손을 멈추고 냉커피 한 잔으로 더위를 식혔다.
제주특별자치도가 7일 제주국제공항 계류장에서 지상조업 노동자 등 1,100여 명을 대상으로 온열질환 예방 안전 캠페인 ‘돌코롬다방’을 열었다.
이번 캠페인은 지난 7월 28일 신제주로터리에서 배달 라이더 등 이동노동자를 대상으로 연 데 이어 두 번째로 마련됐다. 폭염 속 야외노동자를 직접 찾아가는 현장 지원을 이어가는 것이다.
‘돌코롬다방’은 ‘달콤하다’는 뜻의 제주어 ‘돌코롬’에서 이름을 딴 이동형 캠페인으로, 커피차를 이동노동자들이 많이 오가는 현장으로 보내 시원한 음료와 폭염 안전용품을 전달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제주도가 오는 9월까지 운영하는 ‘근로자 온열질환 예방 특별관리기간’의 일환이다.
공항 지상조업 노동자는 폭염에 특히 취약한 환경에서 일하고 있다. 보호장비를 착용한 채 그늘이 없는 계류장에서 직사광선과 지면 복사열에 지속적으로 노출되고, 항공기 운항 일정에 맞춰 작업하는 특성상 충분한 휴식을 취하기 어렵다.
제주도는 노동자들이 작업 중간에 오가며 냉커피와 이온음료 등을 마실 수 있도록 계류장 내에 돌코롬다방을 설치했다.
행사는 1부 현장간담회와 2부 돌코롬다방 캠페인으로 나눠 진행됐다.
위성곤 제주도지사와 조순호 한국노총제주도지역본부 의장, 장세환 한국공항공사 제주공항장, 김덕근 제주국제공항 지상조업사 운영협의회장 관계자 등이 함께 했다.
위성곤 지사는 간담회에서 지상조업사 노동자들의 노고에 감사를 전하며, 폭염기 근무 여건과 애로사항을 듣고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위 지사는 “지상조업 노동자들은 관문인 제주국제공항에서 방문객을 처음 맞이하는 분들”이라며 “폭염 속에서도 도민과 관광객의 이동 편의를 지켜주는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폭염이 이어지는 만큼 옥외 활동을 최소화하고, 안전장비와 냉방용품을 갖춰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달라”며 “무엇보다 안전사고가 나지 않도록 각별히 살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지상조업 노동자 대표자들은 ▲폭염 시 작업·휴식시간 기준 준수 등 폭염 관련 대책 ▲공항 전기조업장비 전동화 ▲청년 채용·정착 지원 등의 현장 애로사항도 함께 건의했다.
위 지사는 폭염 시 작업·휴식시간 기준이 현장에서 지켜질 수 있도록 홍보를 강화하고, 관계기관과 함께 안전관리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공항 조업장비 전기화는 관련 계획을 세워 국토교통부와 기후에너지환경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중앙 부처와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청년 채용 및 정착 지원은 현재 제주도가 추진하는 ‘일하는 청년 보금자리 지원제도’와 ‘청년 정착지원금’이 확대될 수 있도록 관계기관과 협의하기로 했다.
이어서 위성곤 지사는 ‘돌코롬다방’ 행사장을 찾아 폭염 속에서도 도민과 관광객들의 안전한 항공 이용을 위해 맡은 업무를 다하는 현장 노동자들을 격려했다.
노동자들에게 시원한 커피와 음료를 전달한 위 지사는 “노동자가 건강하고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현장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코롬다방에서는 음료 제공과 함께 온열질환 예방수칙을 알리는 캠페인도 전개됐다. 이날 돌코롬다방에 준비된 커피와 음료 등 1,100잔은 이날 모두 소진됐다.
돌코롬다방을 이용한 지상조업 노동자들은 시원한 휴식에 반가움을 나타냈다.
아시아나에어포트(AAP) 강성호 파트장은 “무더운 여름날 야외에서 일하는 직원들에게 돌코롬다방은 가뭄에 단비 같다”며 “앞으로도 이런 행사가 지속적으로 운영됐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국공항 송승현 사원은 “회사에서 음료 등을 지원하고 있지만, 햇빛이 뜨거워 이를 가릴 수 있는 가림막이나 그늘막이 필요하다”며 “공항 계류장 내에 직원들이 햇빛을 피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제주도는 이번 현장 방문에서 나온 의견을 바탕으로, 폭염 대응 노동환경 개선과 안전한 일터 조성을 위한 지원을 이어갈 계획이다.
위성곤 지사는 취임 이후 폭염을 도민 생명과 직결된 최우선 현안으로 보고, 관련 현장을 직접 찾아 대책을 챙기고 있다.
지난 7월에는 경로당 등 무더위쉼터를 찾아 냉방시설 운영 상황을 살폈다. 8월 들어서는 서귀포 대정읍 양식장의 고수온 피해 현장을 둘러봤고, 구좌읍 한동리 당근 파종 현장에서는 농업용수 공급 상황을 챙겼다. 협재·금능해수욕장에서는 안전관리와 편의시설을 점검했으며, 한림읍 이동노동자 쉼터 ‘혼디쉼팡’ 한림간이센터에서는 운영 실태를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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